5월 24일


어학과 노래에 온통 치중할 것,
말과 행동을 분명히 할 것,
외로운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늘 도도하고 자신만만할 것,
어떤 고난이 닥쳐도 약해지거나 울지 않을 것.

-1983년 3월 28일,
22살의 조수미가 로마에 도착한 첫날 쓴 일기. 





여름옷과 수영복이 잔뜩 든 캐리어를 들고 나는 떠난다.
결혼하지 않았는데 섹스를 해서 임신한 여자를 보고 마땅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나라,
소녀들은 모든지 할 수 있다 라는 말이 너무 폭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나라,
그러나 모두가 나와 같은 말을 쓰는 나라를 떠나,
나같은 외국인에게도 임신 중절 수술과 상담을 무료로 해주는 도시,
누군가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페미니스트 활동가라고 불안에 떨지 않고 말할 수 있는 도시,
그러나 낮이고 밤이고 찾아올 수 있는 모욕에 항상 준비된 자세로 걸어야 하는 도시,
그래서 늘 이에 힘을 꽉 주고 주먹을 크게 휘두르며 걸어야만 하는 도시로.




삶은 셀프

기름진 음식을 먹고(그것도 15유로 이상만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해서 세트 두 개를 주문하고 하나는 포장했다) 섹스를 하고 40분을 걸었는데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럴때 절대자를 찾는구나 싶어서 그럼 나도 한 번 믿어볼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세상과 인간을 창조한 절대자가 있다면 초경이 오지도 않은 어린 여자아이들이 강간당하고 살해... » 내용보기

부지런히 웃기

그럭저럭 버틸만 하던 날씨가 갑자기 영하 8도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있었고 영하의 밤이 예보된 전 날 밤 거의 울면서 당장 조금 더 남쪽으로 떠날 수 있는 비행기표를 찾아봤지만 수중에 있는 돈으로 갈 수 있는 곳은 베를린보다 더 나을 것도 없어보여서 포기했다. 대신 그 다음주 평일에 취리히로 가는 비행기표가 싸게 떴길래 샀다. 날씨는 계속 좋지 않을 예... » 내용보기

딸기철

혼자 살게 된 이후로 딸기 꼭지의 흰 부분은 잘라내고 먹는다. 집에서는 그렇게 먹으면 핀잔을 들었다. 먹을거 아까운 줄을 모른다고. 그렇게 꼭지 부분을 잘라내고 딸기를 먹을 때마다 외할머니 생각이 난다. 나는 외할머니에게 이름이 불려본 기억이 없다. 오랫동안 아프셨다. 막내딸인 우리 엄마는 방문할 때마다 엄마 나 누군지 알겠어 물어봐야 했다. 9살-11... » 내용보기

Paris Is Burning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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